책을 덮고, 레이지요거트의 이야기를 다시 생각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레이지요거트 CMO입니다.
지난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죠. 매년 익숙하게 듣던 말인데, 이번에는 그 말을 조금 제 일상 가까이로 가져와 보고 싶었습니다. 해야 할 일을 확인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다음 일정을 준비하는 날들이 반복되는 동안 책을 읽는 시간을 꽤 오래 뒤로 미뤄두고 있었거든요.
늘 무언가를 읽고는 있었습니다. 업무와 관련된 자료, 짧은 게시물, 오가는 메시지처럼 하루에도 많은 문장을 마주합니다. 그런데 한 사람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며 제 생각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드물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소설 한 권과 인문책 한 권을 읽었습니다. 두 책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제게 질문을 남겼습니다. 하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감정을 어떻게 바라보고 표현할 것인지, 다른 하나는 알고 있는 것을 어떻게 자신의 삶과 태도로 이어갈 것인지에 관한 질문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른 생각은 자연스럽게 레이지요거트로 이어졌습니다. 우리가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방식, 취향을 이야기하는 이유, 그리고 앞으로 함께 만들어가고 싶은 장면들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문장을 읽으며, 사람을 이해하는 방식을 돌아봤습니다
소설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것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식이었습니다. 비슷한 마음도 어떤 말로 전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닿고, 같은 표현도 두 사람이 맺어온 관계에 따라 전혀 다른 무게를 갖게 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상에서는 누군가의 마음을 몇 가지 익숙한 단어로 빠르게 정리할 때가 많습니다. 좋았다거나 아쉬웠다거나, 편했다거나 즐거웠다는 말로요. 하지만 그 감정이 생기기까지의 시간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한 단어 안에도 여러 이유와 사정이 들어 있을 것입니다. 소설을 읽는 동안에는 그런 차이에 평소보다 오래 머무를 수 있었습니다.
브랜드를 운영하는 일에도 비슷한 순간이 있습니다. 저희는 종종 좋은 경험을 드리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그 ‘좋음’은 구체적으로 어떤 감정일까요. 내 취향을 편하게 고를 수 있었던 기분일 수도 있고, 함께 온 사람과 대화가 잘 흘러갔던 기억일 수도 있습니다. 잠깐 쉬었다가 다시 하루를 이어갈 힘이 생기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그 감정을 조금 더 세심하게 상상하고 표현할 수 있다면, 레이지요거트를 소개하는 말도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가 준비한 것을 설명하는 문장에, 그것을 경험하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시선이 더해질 수 있을 테니까요.
인문책을 통해서는 지식과 지성, 지혜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읽고 나서 제게 남은 것은 알고 있는 내용을 제 판단과 행동에 어떻게 담고 있는지 돌아보는 일이었습니다. 이해한다고 생각했던 가치가 실제 선택의 순간에도 기준이 되고 있는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제 생각을 바꿀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지 스스로 묻게 됐습니다.
레이지요거트가 자주 이야기해온 취향의 존중과 느긋함, 함께 나누는 순간도 그렇게 다시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익숙하게 써온 말일수록 그 말이 매장과 콘텐츠, 사람을 만나는 자리에서 어떤 모습으로 느껴지는지 더 자주 돌아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고르는 마음과 요거트를 고르는 마음
책을 고를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취향을 드러냅니다. 마음에 걸리는 제목이 있어서, 좋아하는 작가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질문을 담고 있어서 한 권을 집어 들게 됩니다. 다른 사람이 좋다고 한 책이 내게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고, 우연히 펼친 책이 오래 마음에 남기도 합니다.
요거트를 고르는 일에도 그런 작은 선택들이 있습니다. 익숙하고 편안한 맛을 찾는 날이 있고, 평소와 다른 플레이버가 궁금한 날도 있습니다. 같은 요거트에 어떤 토핑을 더하느냐에 따라 좋아하는 조합이 달라지고, 그날의 기분에 따라 늘 하던 선택을 잠깐 바꿔볼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 「요거트를 넘어 취향과 개성을 연결하는 웰니스 커뮤니티로」라는 글에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우리가 다양한 맛을 개발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결국 ‘취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지금 다시 읽어도 저희가 여러 플레이버를 준비하는 이유를 잘 보여주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고르는 작은 선택에도 자신의 감각을 알아가는 과정이 담겨 있으니까요. 나는 고소한 맛을 좋아하는지, 산뜻한 조합에 손이 가는지, 씹는 식감이 있을 때 더 즐거운지 알아가는 과정도 그 안에 있습니다.
취향을 존중한다는 말을 생각하면, 선택을 충분히 해볼 수 있게 돕는 태도가 떠오릅니다. 익숙한 것을 다시 골라도 반갑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봐도 편안한 분위기. 누군가의 선택을 쉽게 평가하지 않고, 무엇이 마음에 들었는지 궁금해하는 마음이 있었으면 합니다.
책을 읽고 난 감상이 저마다 다르듯, 레이지요거트를 좋아하는 이유도 서로 달랐으면 좋겠습니다. 각자가 발견한 즐거움이 있을 때 브랜드와 맺는 관계도 조금 더 개인적이고 오래가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같은 경험을 하고도, 우리는 다른 이야기를 남깁니다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내가 지나친 부분을 다른 사람은 오래 기억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어떤 인물의 마음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을 하기도 하고, 상대의 감상을 듣고 나서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장면도 생깁니다. 한 권의 책을 둘러싼 이야기가 읽은 사람의 수만큼 다양해지는 셈입니다.
레이지요거트에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전해주시는 이야기에서도 비슷한 즐거움을 느낍니다. SNS에 올려주시는 사진과 후기, 방명록에 남겨주시는 글과 그림, 때로는 DM으로 보내주시는 생각들을 통해 저희가 준비한 경험이 각자의 일상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조금씩 알아갑니다.
저희는 메뉴를 만들고 공간을 준비하지만, 그곳에서 보낸 시간을 어떤 장면으로 기억할지는 방문한 분들의 몫입니다. 같은 한 그릇을 드셔도 그날의 기분과 함께한 사람, 나눈 대화에 따라 기억은 달라질 것입니다. 그래서 브랜드를 만드는 저희 역시 여러분의 이야기를 통해 레이지요거트를 새롭게 배우고 있습니다.
「귀여움이 브랜드 세계관으로 이어지려면 레이지요거트의 고민」에서는 방명록을 보며 이런 문장을 남겼습니다.
방문한 분들이 자신의 방식으로 꾸미고 남긴 기록이 모이면서, 레이지요거트 공간의 표정도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었으니까요.
이번에 책을 읽고 나니 그 문장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저희가 마련한 자리에 누군가 자신의 감각으로 이야기를 보태는 순간, 공간에는 새로운 의미가 생깁니다. 다른 사람의 기록을 읽는 다음 방문객에게도 그 흔적이 작은 발견이 될 수 있고요.
그래서 여러분이 남겨주시는 말들을 조금 더 천천히 읽고 싶습니다. 어떤 점이 마음에 남았는지, 어떤 기대를 하고 찾아오셨는지, 저희가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은 무엇이었는지요. 좋은 감상과 아쉬운 의견 모두 다음 경험을 고민하는 데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가 말하는 시간만큼, 사람들의 말을 듣는 시간도 쌓아가고 싶습니다.
레이지요거트의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책에는 이야기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습니다. 어떤 장면을 오래 보여줄지, 누구의 마음을 따라갈지, 무엇을 독자에게 남길지에 작가의 관점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레이지요거트는 어떤 시선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동안 저희는 매장에서 보내는 하루와 새로운 메뉴, 함께하는 브랜드와 여러 시도를 꾸준히 기록해왔습니다. 하나씩 되짚어보면 그 기록마다 당시의 고민이 있고, 직접 해보며 알게 된 것들이 있습니다. 지금의 레이지요거트가 어떤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왔는지 보여주는 소중한 기록들입니다.
다만 글을 쓰는 입장에서, 무엇을 했는지 충분히 설명하면 저희가 전하고 싶은 마음도 자연스럽게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그 일들을 관통하는 질문을 조금 더 오래 붙잡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우리는 왜 그 장면을 만들고 싶었을까요. 그 시간을 경험한 분들에게 무엇이 남기를 바랐을까요.
지난 글 「레이지요거트가 남기고 싶은 것: 한 그릇에서 시작되는 웰니스 커뮤니티」의 첫머리에 적었던 문장이 있습니다.
시작은 요거트지만, 끝에는 즐겁고 편안한 기억이 남기를.
지금의 저희가 돌아가야 할 질문이 이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맛을 만들 때도, 누군가와 협업할 때도, 작은 모임을 생각할 때도 그 경험이 사람들의 하루에 어떻게 남을지 함께 고민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메뉴에 관해 글을 쓴다면 재료와 조합을 소개하면서 그 맛을 준비하게 된 궁금함도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과 만난 이야기를 전한다면 어떤 대화가 다음 생각으로 이어졌는지 돌아볼 수 있겠지요. 일하는 사람으로서 예상과 달랐던 점, 아직 답을 찾지 못한 질문을 솔직하게 적는 것도 우리의 이야기에 깊이를 더하는 방법일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그런 마음과 과정을 조금 더 다채로운 언어로 전해보려고 합니다. 레이지요거트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무엇을 배우고 있으며, 다음에는 어떤 장면을 만나고 싶어 하는지 느끼실 수 있도록요. 읽어주시는 분들의 일상과도 닿을 수 있는 문장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우리의 다음 이야기에는 여러분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그러려면 저희가 이야기를 잘 전하는 것과 함께,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어올 자리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이지요거트가 경험의 시작을 준비하고, 그 경험을 한 여러분이 자신만의 언어로 감상을 들려주고, 그것을 읽은 또 다른 누군가가 새로운 질문을 건네는 흐름을 상상합니다.
브랜드를 가까이에서 지켜봐주신 분도, 우연히 한 번 들러주신 분도, 아직 매장에 오지 않았지만 글을 읽고 계신 분도 서로 다른 시선으로 이야기에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의 인상과 여러 번 찾아오며 쌓인 감정은 다를 테고, 그 차이도 저희에게는 궁금한 이야기입니다.
앞서 「맛있는 만남이 일상에 남는 방식」에서는 협업을 고민할 때 돌아가는 질문을 적었습니다.
이 만남을 우리 팬들은 왜 반가워할까?
이번에는 그 질문 뒤에 하나를 더 붙여보고 싶습니다. 이 만남을 경험한 여러분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을까요. 저희가 예상했던 즐거움과 여러분이 실제로 발견한 즐거움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그 답을 들을 때 다음 시도의 방향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한 번의 경험을 계기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다음 만남을 함께 궁금해하는 사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꼭 긴 후기나 정리된 제안일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좋아했던 맛에 대한 한마디, 이런 분위기의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레이지요거트를 보며 떠오른 책 한 권도 반갑습니다. 누군가는 이야기를 건네고, 누군가는 조용히 읽다가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에 말을 보태는 식으로 각자의 편안한 방식이 있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여러 목소리가 더해지면 저희가 혼자서는 떠올리지 못한 레이지요거트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겠지요. 브랜드의 다음 이야기를 쓰는 사람으로서, 그런 발견을 기다리는 마음을 갖고 싶습니다.
언젠가 책 한 권을 사이에 두고 만날 수 있기를
이번 독서를 계기로 언젠가 ‘레이지’라는 이름으로 북클럽이나 북토크를 열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직은 함께 만들어보고 싶은 바람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마음과 요거트를 즐기는 시간이 한자리에 놓였을 때 어떤 대화가 시작될지 궁금해졌습니다.
이전에 『귀여움을 팔아라』 북토크에 다녀와 남긴 글도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평소 익숙하게 보던 방명록과 로고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됐습니다. 이번에는 혼자 책을 읽으며 브랜드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돌아봤고요. 누군가의 생각을 만나고, 그 생각을 내 일상 가까이 가져오는 경험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레이지요거트에서 책을 매개로 만난다면, 각자가 오래 머물렀던 문장을 가져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왜 그 부분이 마음에 남았는지 이야기하다 보면 같은 책 안에서도 서로 다른 관심사와 경험을 만날 수 있을 테니까요. 한 사람에게는 관계에 관한 이야기였던 책이 다른 사람에게는 일이나 쉼에 관한 이야기로 읽힐 수도 있겠지요.
책에 대한 멋진 해석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자신이 느낀 만큼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자리였으면 합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대화가 잠깐 멈춰도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를 떠올립니다. 좋아하는 요거트를 한입 먹으며 다음 말을 천천히 골라도 괜찮은 시간이요.
요거트는 그 자리를 조금 더 편안하게 해주는 음식으로 함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맛을 골랐는지 가볍게 이야기를 시작하고, 책 속에서 각자가 발견한 것을 나누다 보면 서로를 알아갈 계기도 생기겠지요. 레이지요거트가 좋아하는 취향과 대화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모습입니다.
책을 좋아하시는 분, 독서 모임을 운영하고 계신 분, 작가나 출판 관계자분 가운데 함께 떠올려보고 싶은 장면이 있다면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레이지요거트와 어울릴 것 같은 책을 추천해주셔도 좋고, 평소 참여해보고 싶었던 모임의 모습을 들려주셔도 좋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께도 궁금합니다. 최근 어떤 책을 읽으셨나요? 책을 덮고 난 뒤에도 자꾸 생각나는 문장이나 질문이 있었나요? 그런 이야기에서 우리의 다음 만남이 시작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자의 감각으로 세상을 알아가는 시간에
레이지요거트가 전해온 ‘SLOW FOOD, SHARED MOMENTS.’라는 문장을 이번에는 독서 옆에 놓아봅니다. 한 권을 얼마나 빨리 읽었는지보다 어떤 대목에서 생각이 머물렀는지 이야기하고, 그 생각을 다른 사람과 나누며 자신의 감각을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 저희가 전하고 싶은 느긋함과도 가까워 보입니다.
책을 읽으며 자신을 돌아보는 일과 좋아하는 음식을 천천히 즐기는 일은 모두 하루 안에서 나에게 시간을 내어주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시간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지면 함께하고, 혼자 충분히 머무르고 싶은 날에는 그렇게 보내도 좋겠습니다.
레이지요거트 역시 여러분의 일상 안에서 그런 선택이 가능한 브랜드로 자라가고 싶습니다. 편안하게 자신의 취향을 드러낼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취향을 궁금해할 수 있으며, 때로는 아무 설명 없이 좋아하는 것을 즐겨도 되는 곳으로요.
여러분이 각자의 감각으로 세상을 더듬어가고,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 발견을 누군가와 나누는 과정에 레이지요거트가 함께하겠습니다.
책을 덮은 뒤에도 마음에 남아 다시 꺼내 이야기하고 싶은 장면처럼, 레이지요거트에서 보낸 시간도 여러분의 일상에 즐겁고 편안한 기억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다음 이야기도 함께 써주세요.
레이지요거트 CMO 드림